아이와 부모 모두 인생을 잘 살아가는 법
아이를 낳으면 부모의 인생이 끝나고 아이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도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배우고 성장해야 아이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아이 뿐 아니라 부모도 인생을 잘 살아가야 한다.
육아에 있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출발점이 잘못된 것이다. 내 삶을 포기하고 아이의 삶을 설계하는 것은 아이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인으로 키우기 어렵다.
사람의 자존감을 해치는 건 주로 비교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제때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이 낮아지면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육아 휴직이라는 역할 전환에 의해 아이를 잘 키워 자존감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이 아이와 나를 같은 객체로 보게 하고, 아이를 대리만족 수단으로 여기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자존감을 먼저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자율성, 도전정신, 행복, 우정, 긍정, 안정성, 지혜
부모의 근본적 역할 중 하나는 아이의 삶에서 등대가 되어줄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에 부모의 가치부터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 부모의 삶에서 묻어나는 중요한 가치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가치를 자신의 삶에서도 추구해야 모순되지 않는 가치를 아이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부모 자신의 장점을 잘 알아야 한다. 단점만 지적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장점을 찾을 수 없다면 자기 자녀의 장점도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무엇을 할지 삶에 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고 자녀도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자녀를 키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가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자라게 하는 것, 즉 자립이다. 행복은 부모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찾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육아에 대한 판단은 아이의 자립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아이 때문에 우울해지거나 창피해지는 것은 건강한 관계가 아니므로 아이를 부모 욕심의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자녀와 정신적,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육아는 실패한 것과 같다.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인 사랑과 보호, 가치와 마음자세를 가르치는 것만 지키면 세세한 것은 상황에 맞춰가면 된다.
아이는 쌀과 같아서 밥을 하는 것과 같이 물 넣고 뚜껑 덮고 불을 지펴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밥을 할 때 뚜껑을 열거나 양념을 하지 않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믿고 기다려주면 각자 고유의 밥맛을 내는 쌀처럼 아이도 그와 같을 것이다.
잠재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라면서 서서히 펼쳐져 나오므로 모든 아이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부모가 믿는 만큼의 잠재력을 아이들은 가지고 있다. 부모의 역할은 뭔가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펼쳐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의 잠재력은 관심과 흥미의 표현으로 꺼낸다. 관심과 흥미에 대해 가치 있게 받아들여주면 계속해서 잠재력을 끌어내게 된다. 또한 사랑 다음으로 중요한 존중, 인정의 감정을 채우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와 강점을 흥미와 관심으로 표현하면서 길러간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라는 것이 아니라 경청해주고 같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가 가진 단점과 약점이 있지만 의식적으로 강점과 장점에 더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는 한 가지를 더 잘하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아이는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 성향을 타고난다. 부모는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돕는 것이지 세상의 획일적인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에 대해 불안하다면 이 말을 되새겨야 한다.
Only dead fish go with the flow(죽은 물고기만이 물결을 따라간다).
부모가 아이의 다양성을 존중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게 되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다양성이 죽은 곳에 열등감이 자라고 열등감은 낮은 자존감으로 연결된다.
아이에게 상대적 존재 가치가 아닌 절대적 존재 가치를 가르쳐야 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려줘야 한다.
아이의 노력과 수고를 인정하고 고마워해주는 말만큼 아이 스스로를 뿌듯하게 해주는 말도 없다. 칭찬할 때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또한 존재 자체와 탄생에 고마움을 표현해주면 아이들은 사랑과 인정으로 풍성해진다. 사랑과 인정은 인간 관계에서 정서적으로 받고 싶어 하는 가장 큰 필요이자 욕구이다. 이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이 단단해지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20초 허그법은 아이들의 정서 안정과 발달, 자존감에 큰 도움이 되는 가성비 최고의 요법이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이유로 자신의 부족한 점과 단점을 든다. 그러나 단점을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면 그것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된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절대적인 부족함은 아니라는 걸 지각해야 한다. 다만 약점과 단점을 다 포함해도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감정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치료 방법이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도록 하면 감정과 행동도 호전된다. 이 이론에서 모든 생각의 근원으로 보는 것을 핵심 신념이라고 하는데, 이는 나와 다른 사람 그리고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이다. 생각이 감정을 낳고 감정이 행동을 낳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과가 자신의 신념대로 이루어져 가기 때문에 나의 생각에 따라 나의 현실은 상당히 달라진다.
아이에게 가르칠 네 가지 가치는 신뢰성(integrity), 책임감(responsibility)과 성실함(diligence), 기여(contribution), 배려(consideration)이다.
아이가 살아가는 마음자세는 긍정적인 마음자세가 가장 도움이 된다. 무조건 다 잘될거라는 태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는 생각이다. 긍정적인 아이는 힘든 일을 맞아서도 더 용감하게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다.
다른 어른이나 친구에게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부모의 영향은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크기때문에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물론 부모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문제가 없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태도는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자세다.
많이 성취한 사람들은 기여를 최고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이와 같은 내적 동기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저절로 나오는 흥미와 호기심이라는 강한 내적 동기를 이용해야 한다.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영감을 불어 넣어주면 아이는 스스로 삶을 개척하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배워간다.
인간에게 의미는 경쟁보다 강한 원동력이다. 의미는 바로 그 일 자체에서 우러나는 내적 동기다.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를 약화시킨다. 그러나 내적 동기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내적 동기는 행복하게 사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행복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만족감이다.
자기 삶에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과는 다르다. 살아가고 일을 하는데 의미를 가진 사람은 의미를 계속 펼치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미국 교육계에서 강조하는 4C는 creativity, critical thinking, collaboration, communication이다. 이 4C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놀이다. 이 능력 발달에 아주 좋은 놀이는 틀이 없는 놀이이며 자연은 무척 좋은 놀이 대상이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놀게 하는 방법은 praise, reflect, imitate, describe, enthusiasm이다. 공감과 경청을 하면 자연스레 아이의 말과 행동을 반사하고 묘사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는 것이다.
어릴 때일수록 많이 넘어지고 일어나는 경험을 해야 시련에도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패는 지거나 잃은 것이 아니라 안된다는 정보를 얻은 것이고 개선할 방법을 얻은 것이다.
실패는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에 도전하는 것이다. 실패를 피하려고만 하는 아이는 크게 성장하지 못한다.
실패를 경험해 본 아이는 회복탄력성이 커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그 바탕에는 부모의 조건없는 사랑이 필요하다.
대사 조절을 하는 시상하부는 생각 회로가 감사로 바뀌면 활성화되어 몸과 호흡이 편안해지며 혈압, 잠, 식욕 등이 조절된다. 세로토닌과 도파민도 증가하게 되어 기분이 좋아지거나 동기 부여가 된다. 도파민은 보상 받는 느낌을 주므로 또 하고 싶어지는 동기가 부여된다. 감사 일기를 쓰면서 뇌를 지속적으로 훈련한 사람들은 감사 회로가 더 쉽게 활성화된다. 감사는 쌍방향이므로 감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똑같은 뇌 반응이 일어난다.
어릴 때부터 놀면서 예체능을 많이 접한 아이들은 게임에만 과몰입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마음껏 놀게 해주면 게임과 스마트폰의 과몰입을 예방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공원이나 산, 캠핑 등을 자주 가본 아이들은 대부분 가족과의 이런 시간을 즐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말을 잘 듣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가 좋을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도와주는 것이다.
WHO에서 만1세 아래로는 스마트 기기를 보여주지 말고 만5세 미만은 한 시간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스마트 기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면 한 영역에만 자극을 주어 고른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통제력과 조절을 주면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책임감도 생긴다. 이것이 내적 동기다.
자기조절력을 기르려면 자기 인식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부모가 잘 살피고 말해줘서 자기 인식을 올려줘야 한다.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있을 때는 기다릴 줄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
안 좋은 상황에서 사람은 자동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데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숨이 가빠지고 동공이 커지면서 눈이 동그래지고 심장이 뛴다. 이 때 호흡을 천천히 해주면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면서 몸에서 뇌로 신호가 가서 상태가 전환된다.
아이의 정서가 건강하게 잘 발달하려면 만족감(gratification)과 좌절감(frustration)을 둘 다 균형을 이루어 경험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가 매번 좌절감을 느낄 때마다 부모가 이를 제거해주기보다 불편한 감정이 들고 견디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모가 스스로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효과는 더욱 강력해진다. 아이가 뒤집어지고 난리가 나도 부모가 평정심을 유지하면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고 배운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란 뇌가 다 다르다는 뜻이다. 따라서 평균이 아니라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내 인생은 살 만하고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아이로 길러야 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본인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잘 하는 아이 앞에서는 열등감, 못하는 아이 앞에서는 우월감과 교만을 느끼게 된다.
행복한 부모는 아이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고 불안한 부모는 잠재력을 믿기 어려워한다. 아이들은 남을 이기려고 세상에 온 게 아니라 성장하러 온 것임을 잊지 말고 기본만 잘 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잘 큰다.
우리의 자녀들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절대적인 존중을 받아야 한다.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하고 아이를 사랑하면서 성인이 되어 자립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 줄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자율성을 존중하고 길러주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 한 것이고 아이는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아갈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